사랑하는 아들 재화에게

 

어제는 천둥번개가 요란하더니 오늘은 화창한 날씨에 바람이 세차게 부는구나. 요즘에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연속이란다.

오늘따라 우리 아들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하여 업무 중에 몇 자 적어 본다.

 

집을 떠나 보낸 지 한달 하고도 10일이 지났네 ……

이제는 제법 군인의 티가 날런가?

아님 반복된 훈련에 지쳐 심신이 피곤하고 괴로워하는지?

아마 우리 아들 재화는 활기찬 훈련과,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요즘 날씨만큼이나 세상사는 혼통 변덕 스러운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일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 가는 것도 많은 곳이 사회이지만 군대라는 곳은 규율과 훈련, 단체등 개인이 별로 허락하지 않는 특수한 곳의 체험이라 때론 답답하고 힘들고 고달프겠지만 험악한 사회에 내 동뎅이 쳐질 미래를 생각하면 그래도 보호막이 쳐져 있는 군대라는 곳이 그나마 할만한 곳이라 생각되어 다행이라 생각하는구나.

이러한 어려운 고난을 참고 이기고 인내하는 자만이 아름다운 군생활과 나아가 사회에 나왔을 때 자신감 있는 생활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

 

날씨는 점차 더워져 가는구나.

생활하는데 어려워진다는 것이지. 마음대로 생활할 수 없다는 점도 힘들겠지만 더위와 싸워야 하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나눴으면 좋으련만 ……

 

어제 네가 보수 교육 배치되는 곳에 전화 통화를 했다 25일쯤 배치가 된다고, 또 2주 정도 보수교육을 받으면 위로 휴가를 갈수 있다고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만나볼 수 있겠구나.

보수교육 기관은 훈련을 받는 게 아니라 네가 원했던 기술을 배우는 곳이라 생각한다. 좋은 기회인 샘이라 생각하고 지내리라 생각하는구나.

 

엄마는 매일 퇴근하면 편지함을 들러 대문으로 들어서곤 하는구나 지금까지 자주 편지하고 소상하게 군생활의 씩씩함을 보여줘서 고맙기도 하지만 여태껏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살아보지 못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많은 것 같구나. 아빠도 요즘 잠시 동안 너의 생각에 잠기곤 하지……

오늘따라 재화가 많이 보고 싶구나. 

 

꽃피는 봄날에 떠나 보낸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한 장의 종이에 다 담아 내기는 어렵지만 엄마와 아빠가 우리 아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리라 믿고 있다.

 

2년여의 군생활로 너의 인생의 목표점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열심히 해 나가길 바라고 막연한 생활 보다는 계획적인 생활이 되었으면 한다.

무슨 생활이던 목표가 없으면 지나 온 시간이 무의미 해질 때가 많은 것 같더라. 물론 생활하는데도 어렵겠지만 조금 정신을 차리면 해 보라는 것이다.

 

누나는 요즘 취업 시험 준비 때문에 솔직히 편지나 인터넷 볼 시간도 없다고 하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겠지.

만약 편지가 안 오더라도 이해 하렴.

지금이 누나로서도 아마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 동안 열심히 공부한 마지막 결실을 보는 시기 이니까.

사회라는 것은 때가 있고 찬스를 잘 잡아야 하거든 그것을 아차 하는 순간에 놓치면 한번의 기회는 없어지는 것이니까.

모두가 쉬운 것이 없구나.

 

얼마 남지 않은 기초군사훈련 잘 받고 자랑스런 아들이 되길 바랄게

이 편지를 볼 때면 아마 보수 교육 중이겠지……

 

오늘부터 편지는 PC로 쓰기로 했다.  아빠의 체온을 느끼게 하기 위하여 직접 편지지에 썼지만 한번 편지를 보내고 나니까 남는 게 없구나.

그래서 아빠 블로그에 남기고 훗날 오늘의 마음을 읽어 봄도 좋을 것 같아서 ……

 

씩씩한 우리 아들 잘 지내라. 또 편지 하마. 

 

                                      2007. 5. 18.

 

                                       아빠가 

'★ - 편지보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아들 재화에게 (07.5.10)  (0) 2007.05.18

사랑하는 아들 재화에게

 

벚꽃이 한창일 때 재화가 군인이 되었는데 벌써 온 산에는 아카시아 꽃이 한창이구나.

벌써 오늘로서 한 달이 지나가고 있네.

재화는 훈련하느라 힘들고 긴 시간 이였겠지만 아빠는 한 달이 어쩌다 보니 훌쩍 지나가 버렸단다.

 

그 동안 훈련 잘 받고 있겠지?

너의 편지를 받고 바로 한다는 게 이렇게 늦어 버렸구나. 무심한 아빠가 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는구나.

요즈음 인터넷으로 너의 사진과 훈련 모습을 잘 보고 있단다.

하루 한번 정도는 너의 모습을 보지만 왠지 사진으로는 만족해 지지 않는구나.

많이 보고 싶구나.

 

사진으로 군인이 되어가는 모습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아마 생각 보다는 힘이 들 때가 있고 불만스러울 때도 있겠지 그것을 이겨 내는 게 군생활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의 승자가 되려면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같이 단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힘을 달리 말하자면 바로 마음 가짐이다. 마음가짐은 아무리 혹독한 시련이 와도 헤쳐 나가는 힘이 되어 결국엔 성공의 기쁨을 누리고 시련에 휩쓸리지 않도록 해준다. 는 구나.

무슨 일이던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지……

 

갑자기 봄인가 싶더니 여름과 같은 날씨에 훈련 받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을 텐데 생활 잘하고 있다니 대견스럽고 안심이 되는구나.

 

아빠는 재화가 항상 어린애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당당한 청년, 아니 군인으로 받아 들여야겠구나.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성장되어가는 군생활이 되었으면 하고 아빠가 너무 딱딱한 글만 쓰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글로서 언제 표현할 기회가 있겠니?

군생활 동안 아빠의 생각을 가끔씩 편지로 보내마.

더운 날씨에 건강하고 열심히 생활하기 바란다.

                                           07. 5. 10.

                                           아빠가 씀

'★ - 편지보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아들 재화에게 (07.5.18)  (0) 2007.05.18

+ Recent posts